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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칼럼/유은길의 '진짜베트남'

[진짜베트남] 세계적 방역강국, `이 나라` 투자 러브콜…올해 5% 성장 정말 가능?

by 한국경제TV 2020. 5. 21.

응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는 지난 9일 “올해 베트남 GDP 성장률을 5% 이상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총리가 제시한 ‘5%’는 정말 놀라운 수치다.

코로나 사태로 미국, 일본을 포함한 올해 대부분의 국가들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마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 IMF는 올해 세계 경제가 평균 -3%의 역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수치를 더 낮출 준비를 하고 있다. 인근 동남아 개발국가인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올해 GDP 성장률이 각각 0.6%와 0.5%로 전망됐다. IMF는 베트남의 경우 올해 2.7%의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점쳤다.

그런데 베트남 총리는 IMF의 예상 성장 전망치의 2배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2.7%도 사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인데도 말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베트남 총리의 이런 목표 제시는 베트남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국내외 대표 기업인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자리에서 온라인 영상 생중계를 통해 발표했다는 점이다.

요즘 세계 어떤 나라도 국내외 기업인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국가 행정 수반이 영상 생중계로 성장률 목표치를 밝히는 나라는 없다. 아니 하고 싶어도 사실 할 수가 없는 현재 상황이다.

그런데 베트남은 전 세계를 상대로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이렇게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이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응웬 쑤언 푹 총리는 앞서 5일 하노이 내각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베트남 경제 성장률을 2.7%로 예상했지만 우리는 이 보다 더 높은 성장을 달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푹 총리는 "올해 초 세운 성장률 목표치인 6.8%는 현재 달성하기 매우 어렵지만, 목표치를 너무 낮게 잡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푹 총리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올 1분기 베트남은 3.8%의 GDP 성장률을 달성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어 한 달간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의 경제활동 재개를 서두르고 필요한 조치들을 즉각 취할 것을 내각에 지시했다.

베트남 정부는 경제회복을 위해 외국인투자 유치, 수출증대, 공공투자 전개, 민간투자 촉진, 내수소비 진작 등 5가지의 증진 방안을 제시했다.

경제성장에 대해 베트남 정부가 갖는 자신감의 근본 배경은 ‘코로나 19의 방역 성공’이다.

 

베트남은 5월21일 현재 국내 지역사회내에서는 35일 연속 코로나 19 확진자가 단 한명도 없다. 코로나 총 확진자는 324명이지만 264명이 완치 판정을 받아 60명만 치료 중이며 사망자는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국제보건기구 WHO로부터 모범 방역국가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베트남은 코로나 진단키트도 자체 개발해 선진국에 수출할 정도다. 베트남은 코로나 발병 초기부터 철저한 격리 및 치료 등 방역관리를 통해 확실하게 코로나 19 사태를 대처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실패한 이런 방역관리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투자를 호소하며 경제성장의 발판을 다시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총리의 공개선언을 통해 내부적으로는 전 국민의 결속을 다지면서 공무원 사회에는 새로운 각오를 불어넣는 효과가 있었고, 글로벌 사회에는 안전한 베트남, 경기회복에 진력을 다하는 베트남의 모습을 보이는데 성공했다.

그럼 베트남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는 정말 달성할 수 있는가?

 

“가능하지만 쉽지 않다” 현재 상황에서 보는 필자의 견해다.

베트남 총리의 ‘5% 이상 성장 달성’ 목표 제시는 국내외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베트남 정부의 자신감 피력 그리고 베트남 국민들에게 용기를 주고 협조를 당부하기 위한 이벤트적 행사였다. 또한 공무원들의 적극적 노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성격도 강했다. 여기에 5% 달성의 대전제는 코로나19 펜데믹을 조기 종식한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물론 베트남 국내 상황만을 놓고 보면 코로나 19는 사실상 종식됐다. 현재 베트남은 5월20일 현재 지역사회 감염자가 34일 연속 단 한명도 없는데다, 학교와 상가, 관광지역 등이 모두 일상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문제는 글로벌 시장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아직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 사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베트남 제품 수출 증대에 한계가 있고 외국 관광객들을 받기도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국제적으로 이번 사태의 종식을 위해서는 코로나 백신 개발이 필수적인데, 이 또한 빨라야 올해 말이나 기대해 볼 수 있다. 결국 베트남 입장에서 경기부양의 주 축으로 삼을 수 있는 요소로는 내수경기 진작 및 공공부문을 포함한 국내외 투자 유치,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이전 등이다.

베트남 정부는 외국관광객은 아직 받지 못하더라도 투자는 받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외국인직접투자(FDI) 전담팀을 만들어 적극 유치에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년 수준을 뛰어넘는 자금을 유치하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그럼 과연 내수경기만으로 고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까?

최근 베트남 국회에서 열린 보고 자리에서 응웬 찌 중(Nguyen Chi Dung) 기획투자부 장관은 올해 4.5%의 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의 선언적 수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셈이다. 실무 경제 수장은 내부 보고에서 다소 수치를 조정한 것이다. 사실 4.5% 성장도 코로나 19가 6월에는 진정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런데 요즘 상황처럼 코로나 19 확진자 증가 숫자는 줄더라도 예기치 않은 곳에서 다시 확진자가 재발하고 그 경로를 찾을 수 없는 일들이 주요 국가에서 계속 생긴다면, 베트남의 수출증대와 관광활성화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베트남은 확실한 방역관리와 내수진작으로 올해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 19 사태 종식 이후 가장 빠르게 경제회복을 이룰 수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개발도상국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코로나 방역관리로 글로벌 시장에 신뢰감을 주는데도 성공했다.

다만 올해 실제 성장의 수치가 어느 정도 될 지는, 베트남이 아닌 국제적인 코로나 19 종식의 시기가 판가름 낼 것이다.

주요 국가들의 코로나 사태 종식 및 백신 개발의 시기가 결국 베트남 총리의 야심찬 선언이 실현될 수 있을지를 결정할 것이다.

올해 베트남 경제는 내부 보다는 외부 변수(타국의 코로나19 종식 시기)에 운명을 맡겨할 할 판이다.

전 세계는 이제 혼자서는 절대 잘 살 수 없는 연결 사회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 베트남 경제 상황 진단 변수

① 베트남 내수 진작 (진행 중 - 가능)

② 부동산·주식 등 투자시장 부활 (진행 중 - 가능 / 코로나 변수)

② 베트남 관광산업 회복 (내국인 - 가능 / 외국인 - 불가능, 코로나 변수)

④ 글로벌 기업 공장이전 (진행 중 - 가능 / 코로나 변수)

⑤ 베트남 상품 수출 증가 (진행 중 - 가능 / 코로나 변수)

⑥ 대전제: 코로나 19 방역 상황 (국내 - 성공 / 국제 -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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