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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칼럼/전효성의 '시크릿부동산'

[시크릿부동산] 변창흠 사장 "3기 신도시, 서울 집값 하락 이끌 것"

by 한국경제TV 2020. 8. 31.

집·도시·건축 이야기를 한국경제TV 전효성 기자와 함께 들어봅니다. 방송에 모두 담지 못한 숨은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합니다. <편집자 주>

《정부의 핵심 주택 공급 계획인 `3기 신도시`가 본격화하고 있다. 3기 신도시가 서울 집값 하락을 이끌 수 있을까. 최근 인터뷰를 통해 만난 변창흠 LH 사장은 "3기 신도시는 서울과 맞닿은 우수한 입지에 조성된다. 교통망과 일자리가 갖춰진 품격있는 도시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 집값과 관련해 "언제까지 상승곡선을 그리기는 어렵다"며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정부의 수도권 127만호 공급 계획이 서울 집값을 안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Q. 근본적인 질문부터 해보겠다. 3기 신도시는 어떤 도시로 만들어지고 있나.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3기 신도시는 체계성을 높였다. `도시의 개념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를 두고 전문가, 지자체, 주민 관계자가 참여해 구상했다. 선(先) 교통, 선(先) 인프라, 후(後) 개발 계획을 세웠다. 광역교통 계획을 먼저 세우고 도시를 구상하는 거다. 기존 1·2기 신도시와는 달리 교통 측면에서 탁월하다. 과거 동탄·파주·김포·광교는 서울에서 20~40km 떨어져 있다 보니까 교통망을 연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3기 신도시는 도심에 인접해 있는 우수한 입지다. 다만 3기 신도시는 유명 지역이 하나도 없다. 왕숙, 창릉, 계양, 대장 등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많이 들어보고 익숙한 곳이면 국민들께서 감을 잡을 수가 있는데, 낯선 지역이다 보니 체감이 낮다. 또한 3기 신도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언택트 시대에 맞는 도시를 구상하고 있다. 자족 시설, 스마트시티, 디자인을 강조한 도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등을 기본 개념에 담았다. 그런 구상을 도시를 설계할 때부터 반영하려고 노력 중이다. 기존 신도시와는 상당히 차별화된 절차와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 기존 신도시 중 상당수가 잠만 자고 나오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

"3기 신도시는 광역교통망과 GTX-A·C노선이 결합한 특별한 지역이다. 남양주 왕숙은 철도망만 여섯 개다. GTX도 들어선다. 외곽 신도시보다는 `또 다른 도심`인 셈이다. 고양 창릉은 인근에 대곡역이 있고 철도 노선도 여섯 개가 지난다. 전국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은 교통이 만나는 곳이다. 외곽이 아닌 그 자체가 하나의 도심이다. 인천 계양, 부천 대장도 마찬가지다. 광역교통이 워낙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신도시에서 충분히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3기 신도시 전체에 170만평 정도의 `자족 용지`가 계획돼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의 13배 규모다. 교통망과의 연계성만 갖춘다면 3기 신도시의 자족 기능 부분에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과거에는 자족 용지가 면적으로 잘라서 나눠놓는 것에 불과했다. 3기 신도시 자족 용지는 혁신공간이 될 수 있도록 여러 기능을 결합하려 한다. 가령 상암 DMC는 택지개발지구 내 상업지구인데 디지털 미디어 클러스터가 되지 않았나. 이처럼 3기 신도시의 업무용지와 상업용지에 자족 기능을 넣는 방식도 고민 중이다. 단순히 잠만 자는 침상도시가 아니라 그야말로 자족 도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Q. 3기 신도시가 `서울 수요를 빼내지 못하고 1·2기 신도시의 이주수요만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새로운 집이 만들어지면 구축에 살던 사람이 옮겨간다. 그러면 기존의 집이 빈다. 이걸 `필터링다운 효과`라고 하는데 끊임없이 전체적인 주택의 질이 좋아지는 거다. 새로운 집이 생기면서 기존에 낡은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의 주거가 개선되고, 마지막에 남는 가장 낙후한 집은 사라지는 거다. 또 가장 낙후한 지역에서 정비사업이 추진된다면 또다시 새로운 공급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연쇄적으로 반응을 일으키면서 주택 공급을 불러오게 된다. 한순간에 서울의 수요를 빼내지는 못해도 연쇄적인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본다."

 

Q. 최근 `패닉 바잉` 현상이 주택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3기 신도시가 이런 현상을 진정시킬 수 있으리라 보나.

"주택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퍼져있다. 물론 재생사업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을 했기 때문에 도심에서 공급의 제약이 있었다. 재건축·재개발·뉴타운이 집값 상승의 발원지로 인식되다 보니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다만 정부는 `수도권에서 충분한 물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된다`는 것을 정책적으로 제시했고 현실화하려 노력 중이다. LH가 2022년까지 건설형으로 공급하기로 계획된 물량이 6천호 정도였다. 5·6 대책에서 3만 1천호가 늘었다. 8·4 대책에서 서울에 13만 2천호를 공급하기로 했는데 그중에 9만호를 LH가 맡는다. 과거보다 20배 이상 많다.

3기 신도시만으로 집값이 안정된다기보다는 정부의 공급 계획 전체를 봐야 한다. 공공주도형 정비사업, 재건축·재개발, 택지사업 등으로 서울에서 충분히 주택 공급에 나설 것이고,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84만호를 공급하면 수도권에서 127만호의 주택이 공급된다. 획기적 수준의 공급이다. 이런 부분이 국민들께 잘 알려져서 `주택 공급이 없다`, `지금이 집을 살 마지막 기회다`라는 부담감이 사라졌으면 한다. 막연한 불안감이다.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한정돼 있는데, 100만호 이상의 획기적 공급이 이뤄진다면 패닉 바잉 현상은 진정될 수 있다. 공급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를 믿어도 된다. LH의 공급 물량이 단기간에 이렇게 증가한 것만 봐도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본다."

Q. 3기 신도시 분양가는 얼마 정도가 될까.

"아직 기본 구상 단계라서 가격을 확정 짓긴 어렵다. 3기 신도시는 개발제한구역에서 시작했다. 사전에 충분한 인프라를 공급하면서도 낮은 가격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공택지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도 적용된다. 많은 이윤을 남기지 않는 공공의 개발사업이기 때문에 공급 가격도 충분히 낮을 거로 생각한다. 서울 집값보다는 최소 30% 이상 낮을 것이다. 아울러 다양한 형태의 청년 주택, 신혼부부 주택, 공공분양 주택, 민간분양 주택이 공급될 계획이다. 충분한 물량이 좋은 입지에서 공급되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믿고 기다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Q. 3기 신도시가 조성될 지역의 원주민에 대한 토지 보상 문제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3기 신도시나 택지개발사업은 공공주택특별법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주택공급이라는 국가적 필요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사유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하지만 헌법의 원칙에 따라서 정당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개발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이 기존의 삶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도록 말이다.

땅을 현금으로 보상하기도 하지만 `이주자 택지`, `협의양도인 택지`를 공급함으로써 원주민의 생계 활동이 가능하도록 보상한다. 금액이 클 경우에는 대토보상(현금이 아닌 토지로 보상을 하는 것)을 해줘서 새로운 신도시가 들어서며 생기는 개발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규모 택지는 원주민이 개발사업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LH가 `대토보상 리츠`를 꾸리고 여러 소규모 택지를 하나의 필지로 만든다. 개발해서 생기는 이익을 원주민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의 보상으로 원주민의 정착률을 최대한 높이려 한다."

 

Q. 서울 집값이 꾸준히 오르며 청년·신혼부부의 불안감이 적지 않다.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면.

"집값에도 흐름이 있다.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을 거치며 경제가 성장했고 집값이 급등했다. 그러자 1989년에 1기 신도시가 나왔다. 1992년부터 신도시가 공급되며 가격이 쭉 안정됐다. 1997년 IMF가 왔고 이를 극복하면서 다시 가격이 상승했다. 그래서 2천년대 초 2기 신도시가 나왔다. 실제 입주가 시작하면서 가격이 안정세를 보였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회복기에 출범했다. 상승국면을 보였다. 그때 3기 신도시와 서울 도심공급계획 같은 획기적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공급이 있고 그다음에는 가격이 안정화 된다.

1989년, 2천년대 초, 그리고 지금, 가격이 오를 때는 각종 규제와 세금 강화 정책이 나온다. 가격 상승기에는 어느 정부나 규제를 한다. 그러면서 공급대책도 함께 나온다. 결국 그 시기를 지나면 가격은 안정세로 돌아선다. 지금 3기 신도시, 도심에서 획기적인 공급 계획이 나왔다. `미래에 주택공급이 안 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지금 주택을 사들일 것이 아니라, 훨씬 좋은 주택이, 싼 주택이, 편리한 입지에서 충분히 공급된다면 그 주택을 싸게 사는 것이 현명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에는 정부를 믿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주택이 공급되기까지 시차가 있어서 그 기간은 인내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역사적 흐름으로 봤을 때 대세(하락)를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LH는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본연의 임무로 하고, 도심이든 신도시든 충분한 물량을 기존과는 다른 품격을 가진 도시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믿어주셔도 된다."

 

 

한국경제TV 부동산부 전효성 기자

zeo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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