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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칼럼/송민화의 '궁금타'

[궁금타] `안전에 이어 친환경`…볼보는 진화 중

by 한국경제TV 2021. 4. 20.

● "더이상 디젤 차량 생산 안한다"

자동차 역사는 가솔린과 디젤을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 차량을 빼곤 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더 이상 디젤 차량을 생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자동체 생산 업체가 있다. 바로 볼보(Volvo)다. 스웨덴에 뿌리를 두고 있는 브랜드라서 `유럽 탄소 배출 이슈`에 민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100년 이상 역사를 지닌 디젤 엔진을 과감하게 포기하겠다는 부분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차를 많이 팔면 팔수록 탄소배출, 지구 온난화 문제와 얽힐 수밖에 없어 자동차 기업은 그동안 숙명처럼 환경문제와 대치했다. 하지만 "더 이상 환경을 헤치지 않겠다"는 자동차 회사의 공약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려는 시도가 본격화한 것이다.

 

● `안전`에도 `친환경`을 담다

지난 16일, 볼보코리아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지능형 안전 시스템인 `인텔리세이프(IntelliSafe)` 시스템을 자사 차량에 기본으로 탑재했다고 밝혔다. 차량의 레이더나 카메라가 도로 위 다른 차량과 보행자 또는 큰 동물 등을 식별해 잠재적인 사고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차량 내·외부 사람들을 보호한다는 것을 기본 골자로 하고 있다. 이제는 운전자의 안전만이 아닌 차량 밖 존재의 안전까지 신경 쓰기 시작한 것이다. 알고 보면 볼보는 오랜 기간 환경에 관심을 가져온 브랜드였다. 워낙 `볼보=안전`을 떠올릴 만큼 안전의 대명사라는 인식 때문에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친환경`을 적극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다. 과거 충돌 안전뿐만 아니라 람다 센서의 발명과 그 특허의 공유와 같은 전 세계 자동차 업계 환경 이슈에도 적극적인 대응을 해 왔다는 점. 또 자동차 기업이 파리기후협약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점 등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알레르기 프리(Allergie Free)를 외치며 재활용 소재만으로 크로스컨트리 V90과 XC60을 생산했던 사례도 있었다. 볼보 측은 1차적인 목표로 오는 2025년까지 차량당 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1/4 수준으로 감소시키기로 했다. 또 오는 2025년 이후 출시되는 새로운 모델에는 최소 25%가량을 재활용 소재로 사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만식 볼보코리아 세일즈마케팅 총괄 전무이사는 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전체 차량의 절반가량(50%)을 전기 배터리 차량으로 판매할 것"이라며 "이는 2040년까지 기후 중립 완료한다는 큰 전략이 녹아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 볼보의 친환경 방향은 `하이브리드`

이 전무는 이날 "볼보는 유럽 정한 CO2 배출 목표를 유일하게 달성한 차 회사"라면서 "유럽에선 이미 PHEV(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EV(순수전기차) 등이 주로 팔리고 있고 자부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볼보는 과감하게 디젤 파워트레인 대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택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순수 전기차로 향해있지만, 당장은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접점에 있는 `하이브리드`에 집중해 과도기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볼보 측에 따르면 `P`, `T`, `B` 세가지 파워트레인 버전이 있는데 `P`배지는 순수 전기차량(PURE ELECTRIC, EV) , `T`배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LUG_IN HYBRID, PHEV), `B`배지는 마일드 하이브리드(MILD HYBRID, MHEV) 파워트레인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D`는 디젤, `T`는 가솔린 엔진이 올라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MHEV 차량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60이나 V60 등 볼보 주력 모델에 탑재 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는 운동에너지를 회수하는 시스템이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결합된 엔진 통합형 전동화 엔진이다. 차량 뒷면에 `B5`라고 레터링이 된 이 차량의 엔진은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kg·m이며, 48볼트 배터리가 출발 및 가속과 재시동 시 엔진 출력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약 14 마력의 추가적인 출력을 지원한다. 이 배터리는 특히 배출가스의 탄소 농도를 떨어트리는 작업에 집중적으로 활용된다.

 

● 하이브리드(Hybrid) 기준도 함께 알아보자

하이브리드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전동화 1단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이다. 이것은 내연기관이 주로 힘을 내고 전기 모터는 필요할 때에만 도움을 준다. 이때 전기 모터의 역할은 내연기관이 작동하는 것이 비효율적일 때 연료가 낭비되고 배출가스를 내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전기 모터도 다른 하이브리드 차들에 비하면 크기가 작고, 차에 있는 전기 장치 작동에 필요한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 역할을 같이 한다.

전동화 2단계인 일반적 하이브리드 차 즉, `스트롱 하이브리드`(우리나라에서는 MHEV 개념으로 쓰인다)는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가 모두 자동차가 달리는 데 필요한 힘을 만드는 데 쓰인다. 국내에서는 쏘렌토와 두싼 하이브리드 차량을 예로 들 수 있다. 때로는 내연기관만, 때로는 전기 모터만으로 달릴 수도 있고 급가속하거나 언덕을 오르는 등 큰 힘이 필요할 때에는 두 동력원이 함께 작동하기도 한다. 전기 모터가 작동할 때 필요한 전기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구동용 배터리(회생 제동 시스템)이 달려 있다.

전동화 3단계라 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PHEV)는 일반 하이브리드 차에 순수 전기차의 특성을 결합한 것이다. 동력원 구성은 일반적 하이브리드 차와 거의 같으면서, 구동용 배터리 팩의 충전용량은 일반적 하이브리드 차보다 더 크고 순수 전기차처럼 외부 전원을 연결해 충전할 수 있는 장치도 있다. 그래서 미리 배터리 팩을 충전해 놓으면 제법 먼 거리를 전기차처럼 달릴 수 있다. 충전해 놓은 전기를 다 쓰면 내연기관의 시동이 걸리고 하이브리드 차처럼 달리게 된다.

 

● 궁극적 목표는 `전기차(EV)`

이제 전기차(EV) 시대로 향하는 건 모든 자동차 회사의 공통 목표가 됐다. 다만 어떻게 갈지에 대한 부분은 정해진 바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중 내연기관의 익숙함과 전기차의 생소함을 사용자가 동시에 경험하면서 결국 전기차로 향하는 길에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최적의 단계가 하이브리드라는 데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듯하다. 내연기관을 모두 내려놓고 하이브리드화 더 나아가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려는 볼보의 과감한 행보가 앞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궁금타]란? 다양한 신차의 시승기를 포함해 미래 모빌리티를 직접 타보고 산업 트렌드를 분석해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한국경제TV 산업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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