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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콘텐츠/JOB다한이야기

[JOB다한이야기] `불효자`된 특성화고...졸업 뒤 `반전` 결말

by 한국경제TV 2020. 6. 15.

#장면1

아빠 아들, 중상위권 성적인데... 고등학교 진로는 정했어?

중3 아들 아빠, 저는 성적을 조금 더 올려 특목고에 가고 싶어요.

아빠 우리 아들 정말 장하구나. 열심히 공부해서 판사 돼야 하지 않겠니?

#장면2

아빠 아들~ 특목고 원서는 준비하고 있니?

중3 아들 아빠, 저는 제 적성을 찾아 특성화고에 입학하고 싶어요.

아빠 뭐라고? 특성화고? 이 XX 같으니라고. 부모와 연을 끊고 살고 싶어? 이런 배은망덕 한 놈.

위 사례는 실제 부모의 반대를 이겨내고 특성화고에 진학한 A군의 이야기다. 중학교 때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A군은 집안에서도 당연히 외국어고에 입학하게 될 것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A군은 고등학교 진학 시기 미용에 관심이 생기면서 특목고를 포기하고 B특성화고 미용과에 진학했다.

A군의 특성화고 진학에 물론 처음에는 엄청난 반대를 했던 가족들, 그러나 결론적으로 지금은 그 선택에 가족 모두 대 만족하고 있다. 현재 A군은 부천시 C미용실 수석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연 7000~8000만원을 벌고 있다.

○ 기절 직전 부모님 설득 하기

공부를 잘해서 외고 진학을 준비하던 아들이 특성화고에 진학하겠다는 이야기에 부모님께서는 기절 일보 직전이었다고 설명했던 A군은 “부모님께서는 저의 끈질긴 설득으로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지만 ‘특성화고=실업고’라는 부정적인 선입견 때문에 졸업 하는 내내 가시방석 같았다”고 회상했다.

특성화고에 대한 불편한 인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부모들은 아이가 일반고에 가야지만 정상적인 학생 같고 성공의 5부 능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의 인식은 여전히 구한말 시대의 정서에 머물러 있다. 특성화고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굉장히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도 말이다.

수업료 전액 무료, 해외연수 기회, 다양한 취업처, 후 학습을 통한 우수 대학 진학 등 특성화고 입학만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무수히 많다.

그런데 왜 특성화고를 보는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일까. 정보의 부재일까. 아니면 편견일까.

교육통계자료에 따르면 특성화고 진학률은 2011년 61.0%로 최고의 정점을 찍은 후 2012년 50.5%, 2013년 41.7%, 2014년 37.9%, 2015년 36.1%, 2016년 35.0%, 2017년 32.8%로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부정적 인식이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확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 특성화고 졸업자의 진로 어떻게 다른가

일반고 졸업 후 대부분은 대학에 진학한다. 4년 간 대학을 다니고 취업을 위해 짧으면 2~3년, 길면 4~5년 간 의 시간을 투자한다. 여기에 대학등록금, 학원비, 용돈 등 부모님께 손을 벌리며 취업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거의 7~8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특성화고 졸업자는 어떨까. 고등학교 3년 동안 자기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해 취업을 준비한다. 자격증 취득은 덤이다. 고교 3년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하고 바로 돈을 번다.

예를 들어 은행권에 입사할 경우 갓 20살의 나이에 3500만원에서 4000만원의 연봉을 받으며 자동차를 뽑고 부모님께 용돈을 드린다. 남학생의 경우 병역 혜택도 볼 수 있다. 적성에 따라 회사에 근무하면서 병역을 해결하는 특례 제도가 잘 구비돼 있다.

입사 3년 이후에는 후 학습을 통해 대학을 선택해 입학하게 된다. 대학에 다니더라도 회사에서 지원금과 자신이 모은 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부모님께 부담이 되지 않는다. 일과 학습을 병행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는 걱정도 기우다. 후 학습 제도가 생각보다 폭 넓게 열려 있기 때문이다. 사내 대학, 인터넷 강의, 업무 시간 이후 수업, 주말 수업 등 여건에 맞게 배우면 된다. 서울 소재 명문대 진학 기회도 열려 있다.

최근 인기를 떨치고 있는 최현석 셰프가 더 돋보이는 것은 고졸 출신이지만 자신만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에 내노라 하는 요리사가 된 것이기 때문이다. 스타 크리에이터 대도서관도 본인의 끼와 능력으로 고등학교 졸업만으로도 200만 가까운 구독자를 거느리는 유명 인사가 됐다. 특성화고 졸업생만큼 실력으로 스스로를 입증하는 사람들도 적을 것이다. 대학 문턱을 넘지 않고도 당당히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 특성화고 학생들을 응원한다.

하이틴잡앤조이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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